분석하는 걸 좋아하는 나.
한때 MBTI랑 애착유형에 푹 빠져 살더니, 요즘은 사주에 빠졌다. 어릴 땐 "난 유행 몰라, 나만의 취향 파는 사람이야" 같은 타입이었는데, 이젠 유행 잘 타고 그걸 꽤 즐기는 쪽인 것 같다. 근데 유튜브며 X며 인스타며 하루가 멀다 하고 사주 콘텐츠를 던져주니 어쩔 수 없기도 해.
가끔은 ‘이렇게까지 알고리즘이 설계한 취향으로 자아가 만들어져도 되는 걸까’ 싶다가도, 애초에 우주의 먼지가 개성 있는 자아를 갖는다고 울트라 무지개 먼지가 되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즐기기로 했다.
나는 원래 뭔가에 빠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태생 오타쿠형 인간이고, 그 깊이가 결국 나를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예술가에게 제일 중요한 건 결국 사람 되는 거고, 그걸 위해선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잖아. 또 사주만큼 인간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 아무튼 결론은
뭐든 좋아할 땐 아낌없이 닳고 닳도록 좋아하자.
사주도 예외는 없다.
신성(神煞)과 길성(吉星)이란?
신성(神煞)과 길성(吉星)은 사주명리학에서 특정한 기운이나 운의 상징을 나타내는 말이다. 둘 다 어떤 천간, 지지 조합이나 특정 조건에서 발생하는 기운의 이름인데, 전체 구조를 본 다음 보조적으로 ‘이런 특성이 있겠구나’ 참고하는 용도로 많이 쓴다. 그러니까 캐릭터의 세부 설정 같은 존재.
①신성(神煞)
‘신(神)’은 초월적인 존재
‘살(煞)’은 살기나 강한 기운
신살은 사주의 특정한 조합에서 생기는 특수한 별자리 개념이다. 강한 기운이 어떤 상황에선 흉하게도, 어떤 땐 길하게도 작용할 수 있다.
②길성(吉星)
‘길(吉)’은 길하다, 좋다
‘성(星)’은 (좋은) 별
사주에 이 별이 있으면 좋은 기운이나 도움, 복을 받는다고 본다. 이거 보자마자 전독시의 성좌 설정이 생각났다. 나에게도 성좌가...?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님.
요약하면, 신살은 특별한 기운이며 사주의 보조적 해석 요소. 길성은 좋은 별자리, 기운 좋은 운, 도움, 복, 능력 등을 말한다.
일단 나의 신성과 길성은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포스텔라 만세력 확인하기
왜 전체구조가 아닌 신성과 길성을 분석하느냐?
전체구조 분석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포스텔라 유튜브 채널에서 자주 본다. 그런데 신성과 길성은 그리 관심 깊게 보지 않았다. 유일하게 아는 개념이 도화살과 역마살인데, 이걸 알아도 '음... 그래서 어쩌라고?' 같은 느낌? 내가 그렇지 않다고 하면 아닌 거 같이 느껴지는 설정 같았다. 작가가 '얘 캐릭터가 너무 납작한데? 뭐라도 설정을 넣어봐야겠다.'하고 넣은 <민트색을 좋아함. 차멀미 함.>같은 설정이라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그런데 X에서 본 아랫글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니... 생각보다 재밌는 설정이었잖아? 거기다 나의 모든 신성과 길성이 무슨 뜻인지 확실히 알고 나니 더 뒤집어지는 것이다. 왜냐?
그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노력해서 얻은 것들이 다 적혀있음.
그래서 이 게시물에선 나의 신성과 길성만 다룰 예정이다. 만세력 캡처 사진을 따로 올리지 않는 이유는 만세력이 나의 나이와 생일을 나타내기 때문에... 요즘 세상이 흉흉한 만큼 조심하기로 했다.
나의 신성과 길성 뜻
1. 길성 (吉星) – 도움을 주는 별들
태극귀인
도량이 크고 인덕이 깊으며, 종교·철학·예술 쪽에 관심이 깊은 고귀한 귀인성. 정신성이 높고 도우심이 많음.
관귀학관
관록과 관련된 귀인성. 학문이나 관직에서 명예를 얻는 운, 시험운 좋음.
학당귀인
공부의 별. 학문, 교육, 연구에 재능. 공부운이나 글재주와도 관련 있음.
문곡귀인
문장력, 표현력, 창작 능력에 뛰어남. 예술, 문학, 연예 관련 직업과도 잘 맞음.
월덕귀인
자비롭고 착한 성품, 주변으로부터 돕는 손길이 많음. 덕성과 복을 타고남.
정록
재물복과 사회적 지위. 특히 관직이나 직장운, 물질적 보상과 연결됨.
정직하게 돈을 벎.
암록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재물운. 조용히 돈이 따르는 운이나 비선실세 느낌.
도화살
매력, 인기, 이성운과 관련. 예술·연예계에서도 자주 보이며, 인간관계 폭넓음. 성적인 끌림도 큼.
2. 신성 (神星) – 특수한 성향이나 사명을 가진 별
역마살
이동, 변화, 여행, 이직과 관련. 한곳에 오래 못 머무는 성향. 활동적이고 외향적임. 타지운 좋음.
귀문관살
영적 감수성, 신기, 예민한 직관력. 예술가나 무속인에게 자주 보임. 고독하거나 괴짜인 경우도.
현침살
날카로운 언변, 분석력. 의료, 법률, 과학 등에 강함. 단, 언어의 상처나 칼처럼 날카로운 성향도 있음. 잘 쓰면 무기가 됨.
3. 흉성 (凶星) – 부담이나 주의가 필요한 별
홍염살
도화살과 유사하나 더 육체적 매력과 성적 스캔들 가능성 있음. 감정 기복, 불안정한 연애운. 연예인 사주에 자주 보임.
귀문관살
신성으로도 봤지만, 해석에 따라 흉성으로도 분류됨. 신기나 예민함이 고립감, 우울증, 외로움으로 작용할 수 있음.
현침살
양날의 검. 말로 상처 주거나, 과하게 날카로우면 대인관계에 흠 될 수 있음.
위의 내용을 따르면 나란 사람을 아래로 설명할 수 있다.
1. 기본적으로 공부하고 글 쓰는 걸 선호한다. - 관귀학관, 학당귀인, 문곡귀인
관귀, 학당, 문곡같은 공부·사고·표현의 별이 강하게 포진돼 있어서, 학문과 문학에 강하다. 춤과 연기처럼 신체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단 글이나 조용한 표현으로 힘을 발휘하는 타입. 사고의 깊이가 있고 글이나 말로 타인을 감동을 줄 수 있는 재능이 있는 편이다.
2. 자기 세계가 강하다. - 귀문관살, 태극귀인
귀문관살은 신비롭고 영적인 의미로 타인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을 말한다. 포스텔라 유튜브 영상 내용을 참고하여 더 설명하자면(https://youtu.be/zzECiPJmSUM?si=GVA2JFspN2es3qKa), 1단계를 보고 10단계까지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무당 사주에서 잘 보이는 살이라고 한다고. 그래서 일상에서 싸한 사람을 바로 알아본다던가, 뭔가 망할 것 같다는 기운을 잘 느낀다. 하지만 인과관계에 따라 결론을 내리는 게 아니라서 이걸 남에게 설명하기 어려워하고, 잘 설명한다고 해도 남들은 "모르겠는데?"라며 안 믿어준다고... 그래서 답답해하며 사는 일이 많고, 날카로워진다고 한다. 정말 내 얘기다. 이런 식으로 나의 멘탈을 위해 거리 둔 친구가 다섯 손가락을 넘어간다. 그냥 대화 몇 번 해보면 확실히 별로인 사람이 잘 보인다. 어렸을 땐 스스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고 다그치기도 했다. 자아가 단단하지 않을 땐 나의 직감이 틀릴 수도 있다며 나를 믿지 못했다. 그런데 그렇게 나를 검열해도 처음부터 별로인 사람은 항상 별로였다. 그래서 남보다 나를 우선시하자고 결심한 뒤론, 나의 직감을 믿고 별로인 것 같은 사람은 바로 거리를 두거나 피했다. 그랬더니 훨씬 인생이 안정적으로 변한 것 같다.
그리고 태극귀인의 종교·철학·예술 쪽에 관심이 깊은 성향은 나의 기본적인 베이스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언제나 심리학과 철학의 개념과 뜻을 공부하기 위해 책을 읽고, 종교의 의미와 예술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이 셋은 내 작품에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녹아든다. 따라서 나는 내면의 세계를 중요시하고, 타인이 제시하는 기준이 아닌 내가 세운 기준으로 삶을 바라보고 행하는 사람이다. 평범해 보이지 않아도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어차피 죽음 앞에선 모든 게 평범하고 특별하다.
3. 느끼는 감정의 폭이 넓고 크다. - 도화살과 홍염살
여기서 놀랐던 것이 단순한 살인 줄 알았던 도화살이 길성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점. 주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으로 좋은 줄만 알았던 홍염살이 흉살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에서 도화살이 길성처럼 취급되는 이유
1. 매력/인기/예술성으로 발현되면 예술가, 연예인, 인기 직업군에선 엄청난 무기가 된다. 사교성, 대인관계, 매력적인 이미지, 팔리는 얼굴.
2. 이성운이 강하게 작용해 연애, 결혼운에도 작용. 이게 좋게 작용하면 인기와 기회로, 나쁘게 작용하면 삼각관계, 스캔들 등 흉성화된다.
따라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나에겐 도화살이 매우 좋은 길성인 것이다. 특히 나처럼 일지 경신에 생시에 도화살이 있을 경우 말년으로 갈수록 예술성, 미적 감각, 감정 표현이 풍부해지고 성숙한 매력이 발현된다고 한다. 한 번 지나친 사람을 잊지 못하고 곱씹어 생각하기도 하거나 연애욕이 창작으로 승화하는 성향도 도화살 영향일 수 있다. 이 모든 게 내가 창작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던 성향이라 신기했다. 이제 나는 삼각관계 스캔들만 조심하면 되는 건가(?).
그리고 홍염살은 알고 보니 단순한 매력이 아니라 도화살보다 지나친 매력, 화려한 에너지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관계가 많아지고 감정이 흔들리는 일이 많다. 매력은 있지만 복잡한 연애나 인간관계로 번지기 쉬워 마음고생하기 쉽다. 그리고 외모로 인해 시기, 오해를 받기 쉽고 이성 문제에 휘말리기 쉽다. 예술성에선 감정 기복으로 나타나며 기쁨/슬픔, 사랑/미움이 강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정말 피곤하다... 하지만 현대적으로 보면 성향, 기질, 개성으로 해석해서
1. 감각적, 아름다움, 매력의 별
2. 미술, 음악, 패션, 예술 전반에 감각 있는 사람
3. 사랑받고 싶은 욕망 + 사랑 주는 능력
4. 때론 관계에 쉽게 설렘을 느끼고, 빨리 몰입하는 경향으로 해석한다고 한다. 그러니 예술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큰 나에겐 좋은 성향이다.
4.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 추구 - 역마살
역마살로 인해 생각과 실행까지 연결하는 추진력이 있다. 자꾸 떠나고 싶고, 변화 갈망이 심해서 주기적으로 환경이 바뀌어야 안정된다. 여행, 이직, 공간이동 등으로 기운을 순환시켜 줘야 한다.
5. 날카롭고 섬세, 예민 - 현침살
현침살로 인해 통찰력, 분석력, 집중력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눈치도 빠르고 감정도 예민하다. 한 번 꽂히면 깊이 파고들고,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본다. 정신과적으로 보면 이건 예민한 내면과 연결돼서, 자기 성찰을 너무 자주 하게 될 수도 있다. 일지가 경신이라 금이 강해서 더 날카롭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인간관계도 아니다 싶으면 바로 끊어내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생시 도화살로 인해 끊어낸 사람을 자주 생각하고 그리워하기도 함... 겉으론 냉철한데 사실 로맨틱함도 간직하고 있다(?). 참 복잡한 성격이다.
결론
좋은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색하고 그쪽으로 움직이고 타인을 사랑해야 하는 사람. 감정의 폭이 크며 예민한 면이 있으니 예술 창작으로 승화하며 돌봐야 할 필요성 있다.
신기하게도 평소 나의 가치관과 특성에 부합하는 결론이다. 나의 자아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던 방법들조차 나의 특성이 된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웠다. 정말 사주는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걸까? 물론 맹목적인 믿음은 해롭겠지만, 최근 나와 성격이 정말 비슷해서 놀란 연예인이 있었는데 나와 일지가 똑같았다. 일지는 본인의 타고난 성향과 행동을 설명해 주는 부분이라 '정말 사주는 과학인가...'하고 놀랐더랬다. 예전에 세상이 데이터로 이루어진 홀로그램일 수 있다는 가설을 들어 본 적 있다. 그땐 재밌는 가설이라 생각했지만, 똑같은 사주를 가진 두 사람이 비슷한 삶을 살았다는 얘기가 있는 거 보면 세상은 태어난 날짜별로 데이터를 받는 홀로그램 세상일 수도... 이런 세계관으로 SF 만화 그려도 재밌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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